-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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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
생계와 노동, 타율적인 목적의 도구로써 존재하던 손은 오늘날 매우 매끄럽고 언제나 환한 자유와 창조, 그리고 감각의 영토에 도달하였다. 여기 시각과 촉각이 뒤엉킨 왜곡의 영토에서 우리는 손으로 무언가를 보고, 눈으로 무언가를 만진다. 실상 화면 외에는 손으로 아무 것도 만지지 않았지만, 화면 밖 세상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프로젝트 레벨나인을 포함한 참여작가는 특별한 이미지 소프트웨어를 사용했고, 이는 오늘날 손이 보여주는 비틀어진 감각의 영토를 닮아있다. 손으로는 절대 만질 수 없는 점 선 면의 조합을 눈으로도 볼 수 없는 지점까지 끌고 달아나 버린다. 손의 감각을 뛰어넘는 프로그램을 보며, 이제 곧 손이 감각의 영토도 떠나게 될 거라고 믿는다. 그 다음 사용자의 손은 무엇을 만지고, 무엇을 보게 될까? 우리의 다음 사용자는 누구일까? 이 가상의 영토 안에서 손의 다음 흔적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사용자(user)’는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를 오가는 사용자의 손(촉각)과 눈(시각)의 관계성에 대한 작업이다. 생계와 노동의 도구로써 존재하던 욕구의 손은 오늘날 매우 납작하며 매끄럽고 감각이 지배하는 스크린 욕망의 영토에 도달하였다. 손의 감각이 제어가능한 물리적 현상과 맞아 떨어졌을 때 인터페이스는 쾌감을 준다. 그러나 사용자는 허공 외에는 아무것도 만지지 못하는 인터페이스를 마주하게 된다. 이는 우리가 미래의 새로운 역할을 맡긴 컴퓨터의 ‘눈(LIDAR센서)’을 통해 가능하다. 미래의 눈은 사용자의 감각을 미분화하여, 스크린 ‘안’의 2D 그래픽을 스크린 ‘밖’으로 꺼내어 3D 감각으로 시–촉각화 한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사용자의 손이 무엇을 만지고 무엇을 보게 될 것인지, 컴퓨터의 진화하는 감각–기술 사이에서 ‘사용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려 한다. 인터페이스는 전혀 다른 감각의 영토에 도달할 것이고, 그 감각은 어쩌면 우리의 감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손의 발전이라는 자체가 흥미롭다. 말 속에는 손과 관련된 일(기술)의 관용구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손이 서투르다”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는 관용구로 쓰며 비슷하게 독일에서도 “두 개의 왼손을 가진다“라는 말을 쓰는데, 이는 미숙한 일처리를 뜻한다. 기술로 바라본 손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노동이며, 인터페이스도 손을 연장한 결과였다. 그러나 AGFA 소프트웨어를 보면 이제 손과 기술은 욕구를 넘어, 유일하고자 하는 욕망의 영역에 존재한다. 미래 인터페이스는 손을 대신한 UI가 아니라, 인간 ‘사용자’와 컴퓨터 ‘사용자’의 대면(Inter-Face) 자체이다. 그래서 사람의 시각과는 전혀 다른 LIDAR와 촉각이 닿지 않는 지점으로 그래픽의 영역을 확장하는 AGFA 이미지를 차용하였다. 기술의 발전은 ‘사용자’의 손을 연장하거나,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수 없이 많은 새로운 ‘손’을 등장시킬 것이다. 허공에 머무르는 손으로 나 자신도 어떤 창작과 작업이 가능할지 늘 긴장된다, 그래서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관심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다.
사용자, 프로젝트레벨나인
김선혁, 김정욱 쓰고 만듦
인터랙션 개발: 설정민
하드웨어 개발: 정해수
센서 개발: 정지원
프로덕트 디자인: 고아라
포스트 프로덕션: 김정욱, 김민우
음악: Kepler Star Mixing
영상: 김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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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Design Workshop: 손의 발전
전시 프로듀서: 제임스 채, 크리스 로, 채병록, 이프루니, 사록
참여작가: 사록, 용세라, 신재호, 팡팡팡그래픽실험실, 크리스 로, 제임스 채, 입자필드, 프로젝트레벨나인, 이푸로니, 채병록, 제로랩
장소: 라이즈 호텔(서울)
후원: 어도비, 아그파, 라이즈 호텔, 버드나무, 삼원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