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섹션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는데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인생의 모든 중요한 선택은 갈림길에서 이루어지며 개인의 내적인 선택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만남도 갈림길 위에 놓인 선택의 연속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생에서 늘 갈림길 위에 서 있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아카데미가 축적한 지난 2년의 시간과 콘텐츠를 미디어 작업으로 표현하는 데에 있어, 이러한 갈림길은 중요한 모티프로 작용하였다. 가장 먼저 아카데미가 지니는 내용적인 특수성(이 시대의 융합이라고 하는)에서 여러 교차(intersection)를 찾을 수 있는데, 그 교차점에서 크리에이터들은 작업, 나아가 인생의 의미를 담기 위해 2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한 방향으로 흐르는 하나의 시간과 교차되는 방향으로 침투하는 여러 개의 기억을 표현해야 하는 본 작업과 같은 타임라인 미디어에서도 교차(Intersection)는 중요한 모티프가 될 수 있다. 작업을 구상하는 데에 있어 교차(Intersection)라는 개념은 주제적인 내용을 넘어 형태적인 차원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간의 흐름은 수직으로 흐르나, 개개인에게 기억은 그 시간 속의 특정 지점들이 갑자기 엇갈리는 교차지점과 같다. 시간을 오르내리는 수직성과 바닥으로 이어지는 지점에서의 교차, 그리고 시간의 벽과 기억의 시간을 환기시키는 마들렌(사물)과의 교차, 마지막으로 로비를 오가는 사람들의 동선 축과 미디어와의 교차까지 여러 가지 교차를 숨겨 놓았다. 시간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프루스트의 마들렌(사물들), 그리고 또 다른 프루스트의 갈래 길을 생각한다.